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전 백악관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블레어 하우스에서 한국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대미관련 주장을 너무 쉽게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기주장을 강하게 할 수도 있지만 친구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핵 문제 해결방안을 두고 한미간의 입장차가 있고, 미국은 모든 선택방안이 열려 있다고 하는데.
"현재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게임이 진행되고 있어 미국이나 우리 모두 모든 카드를 공개할 수 없다. 큰 원칙에 있어 합의된 상황이외의 것을 가정해 다 말하기는 어렵다. 정책 결정에 불변적인 것은 없다. 상황이 바뀌면 정책도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협상을 위해 폭 넓은 선택 가능성이 있을 때 입지가 좋아지는데 그런 상황이 아닐 경우 불안감을 낳을 수도 있다. 합의된 원칙 이외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주한미군 배치는 문제는 어떤 합의가 나오나.
"국민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안보의식이 높아졌을 때 재배치가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열심히 설득하겠다. 성급한 말이지만 미측이 호응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미국의 선제공격 정책 대상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저로서는 평화 해결의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제가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는 사정이 있다. 그 이상의 구체적 문제까지 지나치게 요구하기에는 미국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선택 가능한 옵션을 전부봉쇄하고 합의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3자 회담에 한국의 참여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윤영관 외교장관은 국회 상임위에서 다자 회담에 한국의 참여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는 그 답변에 동의하지 않았다. 회담 참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내가 미리 정리하기 위해 말한 것이다."
―신당 문제에 대한 입장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한 사람의 당원, 영향력이 큰 당원으로서 이런저런 의견이 있다. 그러나 당정분리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 만큼 지금 말하지 않는 것이 정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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