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심장혈관 이상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퇴원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혈관확장 시술을 받은 데 이어 신장(콩팥) 기능 저하로 두 차례 혈액투석을 받았다고 장석일 전 대통령 주치의가 14일 공개했다.김 전 대통령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을 지 모른다는 점은 지난달 13일 DJ 내외가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 종합검진을 받았을 때도 거론됐다. 당시 여권의 고위관계자 사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신장기능이 좋지 않아 투석을 받고 있다는 말이 돌았으나 김 전 대통령측이 이를 부인했다. 이번에도 장 박사는 "혈액투석이 더 필요할 지 결정되지 않았고, 김 전 대통령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날 병실을 다녀온 대통령 동교동계 한 측근도 "신장의 이상은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발견되지 않다가 이번에 나타났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연세가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측 소견은 지금 당장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다만 조그만 증상도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관계자는 "혈관확장 시술과 투석이 모두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하루이틀이면 퇴원하는 게 정상이나 신중을 기하는 차원에서 더 지켜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당뇨증세를 앓아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장 기능 저하도 당뇨로 노폐물이 쌓여서 발생한 것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원 후에도 1주일에 1∼2회는 혈액투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 전 대통령의 증세가 심각하지는 않다는 점이 확인되자 측근들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밤 김 전 대통령이 입원중인 심장혈관 병동 12층 병실을 찾은 한 측근은 "마음을 편히 갖고 지금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거듭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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