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뉴욕에서 "남북관계의 전망은 북한 핵 문제에 달려있다"며 "북한 핵(개발계획)의 완전 포기와 기존 핵 물질에 대한 완전 폐기, 이에 대한 국제기구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북한 핵 처리 방향과 관련된 3원칙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이 국제기구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북한 핵에 대한 사찰 필요성을 처음으로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관련기사 A7면노 대통령은 이날 뉴욕 금융계 인사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선택도 가능하겠지만, 그 선택에 앞서 한국민의 의견을 존중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은 미국과 가장 가깝고도 중요한 동맹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저와 한국 정부는 성숙하고 완전한 한미 동맹관계의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이 주최한 만찬 연설에서 "제가 여러 차례 같은 약속을 반복해도 아직도 저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며 "만약 53년 전에 미국이 우리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정치범 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행사를 끝으로 2박3일간의 뉴욕 일정을 마친 뒤 15일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13일 밤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뉴욕·워싱턴=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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