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명예퇴직금 1억5,000만원을 받아 비과세와 세금우대 등 절세형 상품 위주로 나눠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월 수령하는 금액은 44만원 밖에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겁이 나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막차를 타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2, 3일 전에 예금 만기가 됐지만 아직까지 투자 대상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없습니다.
해외투자펀드, 올 들어서만 5,000억원 팔려
요즘 만나는 고객마다 돈 굴릴 데가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은행 정기예금은 안전하지만 세후 수익률이 연 3.5%에 불과합니다. 이런 저금리 때문에 상당수 투자자들이 해외투자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올들어 판매된 펀드금액이 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해외투자펀드란 국내 은행이나 증권회사가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피델리티나 슈로더 등 해외의 자산운용사에 투자를 위탁, 주식이나 채권의 운용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 상품입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의 국공채와 마이크로소프트, IBM, GM과 같은 일류기업에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매우 높습니다.
선물환 계약으로 환율 리스크 회피
해외투자펀드도 외화정기예금처럼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판매사가 투자운용사에 위탁을 할 때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송금하고, 자금을 돌려 받을 때는 다시 외화에서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환율이 급등락한다면 환차손을 입게 돼 자칫 원금손실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판매되는 대부분의 채권형 펀드들은 가입 시점에서 고객과 선물환 계약을 맺어 환차손을 회피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선물환 계약에 따라 만기 시점에서 고객은 연 1.6∼2% 이내의 선물환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게다가 선물환 프리미엄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0.3%포인트 정도의 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3개월 투자로 50만원 추가 수익
펀드마다 다르지만 해외투자펀드 채권형(3개월)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은 연 5.0∼5.3% 이상 가능하며, 선물환 수익률과 비과세 효과를 추가한다면 5.5% 이상까지 가능합니다.
물론 현재 미국의 금리가 3개월 동안 그대로 유지됐을 경우입니다. 현재 정기예금 3개월 금리가 연 4.0%이므로 최소한 1.5%포인트 이상 높은 셈입니다. 1억5,000만원을 해외채권펀드에 투자한다면 3개월 만에 정기예금보다 무려 50만원 이상 수익을 더 얻는 것이지요.
해외투자펀드 가입시 주의할 점
선물환 계약으로 환위험 회피가 돼있는지 그리고 편입되는 채권의 신용도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무턱대고 수익률만 좇다간 낭패를 당할 수가 있습니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도 그만큼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공채와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안전한 채권형펀드라도 실적배당 상품이므로 향후 금리변동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가입일 이후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기간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펀드가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십시오.
서 춘 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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