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무너지면 끝장이다."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열외' 없는 총출동이라는 배수진을 친 채 2연패(連覇)를 향한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마드리드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02∼2003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15일)를 이틀 앞둔 13일 호나우두와 라울을 비롯해 '부상선수' 전원을 엔트리에 올리는 등 필승을 다짐했다.
맹장수술을 한 라울은 물론 호나우두(장딴지) 지단(허리) 피구(사타구니) 등이 한꺼번에 빠진 지난 주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위로 추락한 마드리드는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조롱을 받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에서 "마드리드는 유벤투스에 패할 경우 프리메라리가에서처럼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폄하할 정도.
마드리드는 이에 따라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두 출전,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다는 각오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팀 닥터 코랄은 "호나우두 등이 뛸 수는 있겠지만 제 컨디션을 발휘하긴 힘든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 2연패를 달성한 유벤투스는 1차전 패배(1―2) 설욕을 벼르고 있다. 공격의 핵 델 피에로는 "세리에A 우승을 확정지은 11일 우린 일부러 샴페인을 아껴 두었다"며 "15일 멋지게 터트리겠다"고 장담했다. 라울(26)과 동갑내기인 유벤투스의 간판 골잡이 트레제게도 "빗장수비로 무뎌진 마드리드의 창 끝을 막아내면서 기습공격을 감행하면 한 골차 정도의 승리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유벤투스는 1차전에서 1골을 뽑아냈기 때문에 2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겨도 원정 득점 가산 원칙에 따라 결승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입장권 7만5,000장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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