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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면충돌로 얻을 게 무언가

입력
200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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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부산지부가 13일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부산항이 완전마비되는 물류대란을 맞고 있다. 부산·광양항에서 수출 화물처리가 중단될 경우 하루 1억9,000만달러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추산된다. 화물연대 파업은 경인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부랴부랴 국무총리가 대 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즉각 투입하는 등 강경 대처하고 있다.2일 파업이 시작된 후 열흘이 넘도록 정부는 너무 안이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정부는 컨테이너 임시열차와 파업불참 차주 차량, 군 인력·장비 등을 동원해 긴급수송 대책을 세웠으나, 보충할 수 있는 총 물류량은 파업 전의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수출 차질과 함께 국가신인도 추락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세계 3위를 차지하던 부산의 컨테이너 항만 지위를 중국 상하이(上海)에 빼앗길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당장 중단하고 물류를 원상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파업의 맹점은 노사의 뚜렷한 주체가 없는 점이었던 만큼, 정부 역시 강경 대응을 펴는 한편 협상의 주체로도 적극 나서야 한다. 협상에서 우선적으로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타결한 예와 수준을 폭 넓게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화물연대는 합당한 절차로 요구를 관철시키기 전에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무모하고 엄청난 파괴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화물연대는 파업을 우선 서둘러 철회하고 합법적 노조 자격부터 하나하나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업은 '친(親)노조적'으로 알려진 새 정부에도 쓰디쓴 교훈을 주고 있다. 정밀한 노사 발전계획을 마련·제시하기 전에, 친노조적으로 알려지는 것이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 하는 교훈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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