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국내 최초의 아마추어 자동차경주대회가 열렸다. 대회명이 '2003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인 이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출전선수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김지연(23)씨. 탤런트이자 카레이서인 이세창(30)씨와 결혼한 지 보름밖에 되지 않은 새색시가 붉은 치마 대신 붉은 레이싱복을 입고 홍일점으로 출전, 거친 레이스를 거뜬히 완주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대회 전날 자동차가 완전히 망가지는 큰 사고를 당해서 포기할까 내심 걱정했는데, 오히려 자동차의 안전을 확인했다며 더 적극적으로 대회 참여를 고집했습니다." 이번 대회 연예인 레이싱팀 감독을 맡은 이씨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김씨도 "전날 타던 차가 망가지는 바람에 자동변속기 차를 운전하게 돼 성적이 좋지 못했다"며 "다음달 경기부터는 수동변속기 차로 참가해 올 해 안에 꼭 우승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자는 생각에 레이싱을 배우게 됐다"는 김씨는 결혼 바로 다음날 신혼여행도 미루고 남편의 자동차 경주 출전을 응원한 든든한 후원자다. 이씨는 프로선수들이 겨루는 이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아내에게 뜻 깊은 결혼선물을 했다.
이씨가 평소에 모는 차는 중고차로 구입한 BMW M5. 김씨는 기아 옵티마를 탄다. 이씨는 "겉모습보다는 성능을 주로 고려해 선택했다"고 말한다. 얼굴이 알려진 탓에 결혼 전 데이트도 주로 차를 타고 했다는 이들 부부가 즐겨 찾는 드라이브 코스는 카레이서 부부답게 자유로와 인천공항 고속도로이다.
직업도 취미도 같은 이 신혼 부부는 꿈도 같다. 이 씨가 털어놓은 꿈은 자동차 경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직업 카레이서가 되는 것. 이씨는 "야구의 박찬호, 골프의 박세리 같은 성공을 자동차 경주 분야에서 이루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부부는 당분간 드라마 출연을 자제하며 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꿈이 이뤄지는 날 '자동차 생산 7대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 자동차 경주분야에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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