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798>興士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798>興士團

입력
2003.05.13 00:00
0 0

1913년 5월13일 도산 안창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민족운동 단체 흥사단을 출범시켰다. 조선 8도를 대표해서 여덟 사람이 창립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경기도의 홍언, 충청도의 조병옥, 경상도의 송종익, 전라도의 정원도, 평안도의 강영소, 함경도의 김종림, 황해도의 민찬호, 강원도의 염만석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 단체의 주류는 안창호를 따르는 서북 지방 출신 사람들이었다.흥사단이 내세운 목표는 민족의 힘을 길러 민족 부흥을 꾀한다는 것이었다. 힘을 기르려면 덕(德)·체(體)·지(知)의 3육(育)을 동맹수련(同盟修練)해야 하고 조선인 모두가 민족 사회에 대한 주인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안창호의 생각이었다. 흥사단은 자력주의(自力主義), 양력주의(養力主義), 대력주의(大力主義)라는 힘의 3대 원칙과 무실(務實)·역행(力行)·충의·용감의 4대 정신으로 힘을 키우고 인격을 수련하자고 제안했다. 흥사단 단원들(흥사단에서는 '단우'라고 한다)은 3·1운동, 동우회(同友會) 사건 등에 연루되며 일제 시대의 독립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하기도 했지만, 식민지라는 엄중한 상황 속의 민족 운동에 흥사단의 관념론적 수양 원칙들이 큰 기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이 단체의 초창기부터 있었다.

수많은 단체들이 태어났다가 사라진 20세기를 넘기고 흥사단은 살아 남아 올해 창립 아흔 돌을 맞았다. 어쩌면 이 장수야말로 민족사에 대한 흥사단의 가장 큰 기여일지도 모른다. 여든일곱 돌을 맞았던 지난 2000년 4월 흥사단은 민족통일운동, 투명사회운동, 교육·청소년 운동을 이 단체의 21세기 3대 운동 과제로 내걸었다. 흥사단의 상징은 기러기다. 흥사단 기관지 이름이기도 한 기러기는 민족의 이상·질서·단결·리더십·청결 따위를 뜻한다고 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