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수출입화물의 반출입이 막히면서 무역 및 제조업체들이 비상수송대책에 나서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수출 기업들은 비상대책반을 구성,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해외 바이어들에게는 납기 지연 사유를 적극 해명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파업이 2∼3일만 더 지속되면 수출 납기를 맞출 뾰족한 방안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등 수출품을 화물연대에 가입되지 않은 트럭이나 자체 차량으로 운송하고 있으나 전체 물량을 나르기가 턱없이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휴대폰, 반도체, LCD 등 소형수출품을 항공편으로 수송, 납기일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운임이 선박에 비해 7∼8배나 비싸 난감해 하고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 입장. 이 회사는 우선 해외 바이어들에게 직접 연락, 납기지연 사유를 설명하고 신뢰를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충청지역의 비 화물연대소속 트럭들을 확보해 물품 선적에 나서고, 국내 납품업체들에게는 각사 소유의 트럭으로 소량이나마 제품을 운송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LG화학은 부산과 광양항이 계속 막힐 경우 여천공단 내 전용부두에서 수출품을 선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운송업계들도 예약된 화물의 미선적율이 9일 20%가량에서 13일부터는 50%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컨테이너선의 출항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화주들에게 장거리 육상 운송의 경우 철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화물의 미선적율이 계속 증가할 경우 일본이나 동남아 등에서 화물을 확보, 손실을 만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등 무역업체들은 제조업체와 달리 수출품 선적일을 15일 가량 여유를 두고 정하기 때문에 아직은 피해가 없는 상태. 그러나 내주 초에는 납기지연이 발생, 클레임 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파업으로 항만이 계속 막힐 경우 기업들로서는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수출 업체들의 피해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노조가 빨리 타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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