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300억원 규모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 큰 이슈가 된 하프프라자 사태 이후 유사 쇼핑몰 사기 사례가 빈발하자, 소비자들의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쇼핑몰을 중심으로 금융기관과 연계한 매매보호 서비스인 '에스크로'가 안전한 결제를 위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에스크로란 소비자가 입금한 대금을 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3자가 일차적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배송이 완료되면 판매자의 계좌로 대금을 입금하는 서비스다. 물품을 받지 못했거나 반품할 경우 금융기관이 즉시 환불해 주기 때문에 안전한 거래가 보장된다.
대표적인 온라인 결제 대행업체(PG사 : Payment Gateway)인 이니시스와 케이에스넷, 티지코프 등 7개 PG사들은 최근 비씨카드와 제휴를 맺고 해당 업체들이 지불 대행을 맡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 에스크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개인 간 거래에 한해 에스크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올 상반기중 30∼40개 쇼핑몰과 제휴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휴대폰 결제업체인 모빌리언스 등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 결제시 매매보호가 보장되는 '모바일 에스크로' 서비스에 들어갔다.
정부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에스크로 서비스 도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에스크로나 보증보험 가입 등 소비자 보호장치 의무화를 담은 법 개정안을 냈다. 그러나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업계의 반발에 따라 6월로 법안 심사가 연기된 상태다. 중소형 쇼핑몰도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PG사를 통한 에스크로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니시스 관계자는 "상반기 내 가맹 쇼핑몰 전체를 대상으로 에스크로 제도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 방침이 실행되면 일부 대형 쇼핑몰을 제외하고 소호몰을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매매보호장치를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에스크로를 도입하면 쇼핑몰 업체 입장에서는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중소 쇼핑몰 업계에 소비자 회복이 급선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도입에 반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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