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버스기사가 술 취한 20대 청년 2명에게 폭행당해 숨진 이후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기사 폭행은 대형 사고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짓이다. 몰매를 맞은 기사가 운전 중 의식을 잃는 바람에 화물차를 추돌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폭행자들을 업무방해로 즉심에 넘기던 경찰이 최근 잇달아 구속수사를 하는 이유도 기사 폭행이 다른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동이기 때문이다.운행 중인 기사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자동차노련은 운수근로자 근로기준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기사들을 보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도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고쳐 미국 일본처럼 운전석 격벽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입법청원키로 했다. 버스회사들은 종전에 투명 아크릴판이나마 기사들을 위해 설치했다가 불빛 반사로 문제가 생기자 철거한 뒤 비용과 법률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보호막 설치는 구조물 불법변경에 해당된다.
기사를 위한 보호시설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안전격벽을 세운다고 해서 폭행사건이 예방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불만이 많고 술에 취했더라도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없으면 사건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
버스회사와 기사들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를 알아야 할 것이다. 사건은 대개 밤 늦은 귀가시간에 벌어진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고, 승객들을 보고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거나 멋대로 노선을 바꾸어 운행하는 일이 잦으니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버스가 서지 않자 택시로 쫓아가 기사를 폭행한 사람이 있을 정도다. 시민의 발이 시민들에 의해 발길질당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기사들의 근무여건과 서비스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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