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가수로 부각되는 것을 꺼려했지만 이제는 목소리로 저의 예술 세계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휘파람을 부세요'의 가수 출신 정미조(54·수원대 미대 교수)씨가 자신의 작품 전시회에서 노래를 부른다. 정씨는 27일 오후 6시 서울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리는 개인전 '시간의 흐름과 변모' 오프닝 행사에서 히트곡 '휘파람을 부세요', 샹송 '고엽', 영화 '쉬리'의 주제곡 '웬 아이 드림'을 부를 예정이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오승국씨가 반주를 맡는다.
그는 훤칠한 키(170㎝)와 서글서글한 외모, 시원한 가창력으로 7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지만 1979년 전공(이화여대 서양화과)을 살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며 가수 생활을 접었다.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2년 귀국, 이듬해부터 수원대 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2001년 KBS―1TV '예술 극장'에서 히트곡을 부른 것을 제외하곤 무대에 서달라는 요청을 정중히 거절해왔다. 작가로 기억되고 싶었기때문이란다. "이제는 예술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자기 영역만을 고집하기 어렵게 됐어요. 나의 전공인 미술 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도 소화해내는 토털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회화, 판화 등 평면작업을 주로 하다가 지난해 영상작품을 통해 입체예술로 방향을 바꾼 그는 이번에 '소리'까지 첨가함으로써 일종의 퍼포먼스를 시도하게 된다. 정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이 직접 작품의 오브제로 등장하게 된다. 정씨가 흰색 타이즈를 입고 무용을 하면서 산과 풍경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는 것. 노래가 공간을 채울 때 대형 스크린에는 나무, 사람의 얼굴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사물들의 영상이 흘러간다.
누드모델을 화면에 담은 영상작품도 예정돼 있다. 화면 전체에 누드모델이 채워졌다가 차츰 멀어지면서 산과 풍경으로 변하는 과정으로 슬라이드로 보여줄 예정. 정씨는 "사람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과 합일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소기업을 하는 원용계씨가 남편이다. 전시회는 31일까지 열린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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