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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금 100인 기부릴레이" 화제/마음에서 마음으로… 열기띤 "사랑의 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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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금 100인 기부릴레이" 화제/마음에서 마음으로… 열기띤 "사랑의 바통"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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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어떤 나눔의 이야기가 우리를 놀라게 할지 벌써 기대됩니다." 한국일보가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하는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100인 기부 릴레이'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다채로운 참가자들의 면면과 사연이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좋은 입소문'에 맞춰 참여 희망자가 급속히 늘자 이 운동의 확산을 위한 제언도 이어진다.이번 행사의 최연소 참가자는 구로초등학교 5학년 전필교(12)양. 전양은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부대표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 왕인순씨의 추천으로 릴레이에 참가했다. "네가 기부릴레이에 참가하면 엄마가 하는 어려운 여성을 돕는 일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권유에 전양은 자신의 한달 용돈 7,000원보다도 많은 '거금' 1만원을 생애 첫 기부금으로 냈다.

서울 예일여중 교사 고정애씨는 본지를 읽고 평소 교사와 학부형 사이로 알고 지내던 여성재단 강경희 사무총장에게 격려차 전화를 했다가 한 참여자가 다음 주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흔쾌히 그 자리에 자원했다. 그 뿐 아니라 동료 교사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해 끊어질 뻔한 줄을 살리며 새 '이끔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기부하는 문화예술인들도 있다. 화가 정정엽씨는 사진작가 박영숙씨의 권유로 릴레이에 참가하면서 개인전시회를 위해 준비했던 그림 한 점을 희사했다. 정씨는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통해 행사에 참여하게 되기를 희망했다.

기부 릴레이는 정가와 관계에서도 화제다. 지난 달 민주당 임종석 의원은 이미경 의원 사무실 문에 걸린 여성재단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터' 현판을 보고 여성재단에 문의차 전화했다가 때마침 준비 중이던 기부 릴레이에 참가하게 됐다.

한나라당의 김정숙, 이우재 의원도 의원회관 곳곳의 방문에 걸려있는 같은 현판을 보고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 '이끔이'들이 주위 의원들에게 기부를 권유하면서 뒤늦게 기부릴레이를 접한 의원들은 "이런 좋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왜 나는 불러주지 않는 겁니까"라고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박주현 청와대 국민참여센터 수석이 이끄는 줄은 청와대 임직원 줄로 이어지고 있다. 이 줄의 여섯번째 주자인 정책상황비서관실 고재순 과장은 "요즘 청와대에서 기부 릴레이 모르면 간첩"이라며 기부에 참가한 것이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목표였던 31명을 넘어선 줄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먼타임스 조은희 편집위원장이 이끄는 줄은 열성적인 제2주자 변우열씨 덕분에 벌써 30고지를 넘겼다.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의 모임인 '어바웃 엔터테인먼트' 변우열 사장은 사흘 만에 소속 연예인들의 릴레이를 속전속결로 추진, 탤런트 조민기, 가수 박학기, 미스코리아 설수진, 설수현 등 30여 명이 릴레이에 동참했다. 어바웃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기부 릴레이 참가가 첫 공식 활동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 역시 가천의대, 길병원, 경원대학교 등 재단 관계 인사들 31명의 릴레이를 마쳐 성공적 '이끔이' 데뷔를 마쳤다.

여성재단의 이유미 팀장은 "전체 줄의 절반이상이 열성적인 중간 주자들에 의해 여러 갈래 가지로 나뉘어 지면서 점차 피라미드 형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추세라면 당초 목표했던 3,100명 참여는 생각보다 일찍 달성될 전망이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 줄은 평소 김 추기경을 존경했다는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며 특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인 진양혜씨는 김 추기경이 '이끔이'로 나섰지만 몸이 불편해 행사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추기경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승낙을 구한 후 제2주자가 됐다. 또 기부릴레이의 개막 전날인 4월30일에는 평소 여성재단과 거래해 온 '위드기획'의 최재호 실장이 사무실을 찾았다가 김 추기경 줄에 세워달라고 부탁, 뜻을 이뤘다.

'100인 기부 릴레이'를 본떠 비슷한 기부행사를 추진하려는 참가자도 생겼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 장성숙 대표는 평소 안면이 있던 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의 권유로 기부에 동참했다.

장 대표는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기회가 없어 못하는 사람이 주변에 적지않다"며 "현재 몇몇 후원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단체의 콘서트도 다수가 참여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모금 방식을 바꿀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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