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후 부산항만의 수출입 물류기능이 사흘 동안 사실상 마비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의 기능이 13일까지 정상을 회복하지 않으면, 삼성, LG, SK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수출차질액이 매일 1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11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물량이 평소의 30%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주요 업체들이 수출화물 수송에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화물노조 인천지부의 경기 의왕 컨테이너기지(ICD) 봉쇄 움직임으로 수출물류에 적신호가 켜졌으며, 대우일렉트로닉스도 12일까지 출하할 컨테이너 300개 중 절반인 150개가 사업장에 묶여 있다. LG전자 역시 창원공장에서 하루 300∼400FEU(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구미공장에서는 150FEU를 각각 부산이나 마산항으로 수송하는데 이번 사태로 일부 운송이 끊겼다. 부산항을 통해 수출물량을 내보내는 한국타이어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경남 창원의 한국철강, 충남 당진의 한보철강과 환영철강도 물류난이 해결되지 않아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철강의 경우 자재반입 및 제품출하가 차단되면서 사실상 가동 중단상태이며, 한보철강과 환영철강은 원·부자재 반입은 정상이나 제품출하가 안돼 재고가 쌓이고 있다. 전남 여천에 공장을 둔 LG화학과 울산에 공장을 둔 SK(주)도 부산과 광양항을 오가던 수출입 물량 대부분이 3일째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사태가 13일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피해가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산자부 이병호(李秉鎬) 국제협력투자심의관은 "파업의 초기 단계인데다 수출입 물류의 차질을 선적일정 조정으로 흡수해 직접적인 수출 차질은 빚어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제때에 선적되지 못한 수출입 물량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부산항의 하루 평균 수출처리 물량은 2억4,000만 달러에 달하는데, 물동량 처리가 장기간 평소의 30% 수준을 밑돌 경우 하루 평균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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