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우선 졸라맨이나 마시마로 같은 '엽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코믹 애니메이션을 떠올린다. 달묘전설, 미니비, 부활 이소룡 등 역대 인기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코미디 장르였다. 그러나 코미디에 비해 제작 편수는 적지만 나올 때마다 네티즌의 열광적인 '퍼나르기' 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장르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시사 패러디'다.지난해 초, 김동성과 오노의 동계올림픽 금메달 시비를 다룬 네티즌의 풍자 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한 후, 월드컵과 대선 등을 거치면서 시사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올들어서는 대구 참사를 소재로 한 시사 애니메이션이 여러 편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는데, 희생자를 애도하고 소방관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라크전도 시사 애니메이션의 좋은 소재가 됐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조롱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많았으며,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며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해 비판하는 심각한 내용의 작품도 있었다.
최근 e카드 사이트인 레떼(www.lettee.com)가 만든 전두환 전대통령 풍자 애니메이션이 또다시 네티즌에게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우리집은 가난해요'. "우리집은 가정부도 가난하고, 운전기사도 가난하고, 경호원도 가난하다"던 오래된 유머 한자락을 인용해 전 전대통령이 스스로 재산이 30만원밖에 없다고 말한 것을 풍자했다.
사이트에 오르자마자 300여명의 네티즌이 20자평을 올렸는데, "너무 불쌍하니 성금 모금합시다"라는 반어적 표현부터 "계속 그러면 벗겨진 머리 더 벗겨져요"라는 애교 있는 댓글까지 다양하다.
레떼 외에도 디어유(www.dearyou.com) 등의 e카드 사이트에서 비정기적으로 시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고, 아예 시사 애니메이션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엑스뉴스(www.xnews.co.kr) 사이트에도 볼거리가 꽤 많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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