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 여파로 제2의 중동 진출 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올 상반기 주요기업 취업경쟁률이 평균 83대 1에 이르고, 일부 기업은 40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취업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해외취업 희망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산업인력관리공단에 따르면 올 1·4분기 해외 취업자는 112명으로 지난해 한해 동안 취업한 195명의 절반을 넘어서, 올 한해 해외취업자는 지난해의 2배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채용전문 업체 인크루트가 구직자 2,646명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93%가 "기회가 된다면 해외로 가겠다"고 응답해, 구직자 대부분이 해외 취업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1963년 서독에 274명의 광부를 파견한 것으로 시작됐다 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끝으로 쇠퇴한 해외 취업 바람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998년 이후 해외 취업규모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IT)분야가 34.4%로 1위를 차지했고 의료·간호(26.1%) 건설·토목(18.2%) 일반 사무직(17.3%) 순으로 나타나, 해외진출 업종이 단순 노무직에서 전문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해외취업이 활발한 IT분야는 주로 일본으로 진출하고 있다. 일본의 IT인력은 국내 공급에 비해 기업의 수요가 많아 해외 IT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IT자격상호인증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일본어 실력과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3년 경력자의 평균 연봉 수준은 360만∼460만엔 정도다. 해외취업 관계자들은 "일본 기업에 인기 있는 IT인력은 일본어능력시험 1, 2급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경력 3년 이상의 프로그래머이며, 특히 일반·웹 프로그래머, 시스템 엔지니어, 네트워크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간호사도 해외취업이 활발한 분야다. 특히 미국 정부는 간호 인력이 부족해 올해까지 4년간 해외 간호사 인력에 대해 취업 비자인 H-1C비자(자국민과 동등한 조건)를 한시적으로 부활시켰다. 미국, 캐나다에 간호사로 취업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영어 구사가 원활해야 하며,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연봉은 3만∼6만 달러 선이다.
인쿠르트 이광석 대표는 "해외 취업은 경력을 개발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도 좋을 것"이라며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는 산업인력공단(www.worldjob.or.kr), 무역협회 부설 IT아카데미(www.tradecampus.com), 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itjapan.ihd.or.kr) 등 공신력이 있는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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