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마지막 20승 투수 정민태(33·현대)가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6승을 챙기며 다승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이전인 2000년 7월30일 두산전 승리 이후 기록까지 포함하면 파죽의 13연승을 달리고 있다. 정민태의 이 같은 상승세는 20승고지에 올랐던 1999년 같은 시기의 성적(4승2패1세이브)을 능가하고 있어 21세기 첫 20승 투수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신무기 '투심 패스트볼' 장착
2001∼2002시즌 2년동안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국내무대에 복귀한 정민태가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원동력은 '투심 패스트볼'. 요미우리 시절 갈고 닦은 비밀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은 직구와 비슷한 구속을 유지하다가 홈플레이트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 타자들이 헛스윙하기 일쑤이다. 이와함께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1백40㎞ 후반의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상대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정민태는 8일 현재까지 46과 3분의1이닝을 던져 다승(6승) 탈삼진(41개) 승률(10할) 1위와 방어율(1.75) 3위에 올라있다. 삼진은 경기당 평균 6개를 솎아냈으며 사사구는 1개꼴인 8개를 허용, 원숙한 제구력을 뽐냈다. 이대로라면 다승, 승률, 방어율, 탈삼진 4개 부문을 휩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깨 튼튼 …투수 4관왕 도전
그러나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정민태의 구위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투수로서는 적지않은 나이인 30을 훌쩍 넘긴데다 일본에서 부진했던 성적(2승1패 방어율 6.28)탓에 성공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연봉 5억원도 지나치게 많다는 뒷말도 들어야 했다. 3월19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3과3분의2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7피안타 5실점의 극심한 부진을 보여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정민태는 정규시즌이 개막되자 노련미를 앞세운 완급피칭으로 이 같은 우려를 일소했다. 또 일본에서 등판 기회가 적어 어깨를 혹사당하지 않은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는 "어깨는 김수경이나 조용준 만큼 견고하다"고 말할 정도다.
포수 김동수도 "승부구를 던질 때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을 정도"라며 "특히 제구력이 일품이다"고 귀띔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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