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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때 협조문제 싸고 설전 / 美-터키 "뒤늦은 감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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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때 협조문제 싸고 설전 / 美-터키 "뒤늦은 감정싸움"

입력
200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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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터키가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의 협조 문제를 둘러싸고 뒤늦게 뜨거운 설전을 벌이면서 감정적 앙금을 드러내고 있다.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6일 이라크 전쟁 중 터키가 미군에 영토를 개방하지 않은 데 대해 거칠게 비난하며 태도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가진 CNN-투르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터키가 최악의 독재자(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와 거래할 태세를 보였다"며 "전쟁 중 미군에 영토를 개방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터키 군부가 미국이 기대했던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실망을 표시하고, 터키가 최근 시리아,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터키는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지역안정 및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미 지상군의 자국 내 배치와 공군 기지 이용을 거부했다.

월포위츠는 터키와의 관계 개선에 대해 "우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려면 터키는 앞으로 나서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터키는 '지금까지 우리는 이라크 상황이 얼마나 나빴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알게 됐다. 이제는 미국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를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로 재건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협조함으로써 양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방법까지 제시했다. 마크 그로스먼 미 국무부 차관도 7일 월포위츠 부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면서 터키 의회가 미군 주둔을 거부한 조치는 양국 관계에 흠집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터키는 애당초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으며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왔다. 터키는 아무런 반대급부도 기대하지 않고 이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반박했다.

야세르 부유카니트 터키 합참 부의장도 "터키군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무를 수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민주국가의 군대가 의회에서 부결된 의안에 개입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양국 고위층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파월 장관은 "미국이 전쟁 이전 터키의 결정에 실망하긴 했지만 현재 터키는 매우 협조적으로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이러한 동반자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 지역에서 터키의 전략적 중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터키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군사기지를 1일 폐쇄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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