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이대로는 안 된다."진보적 격월간지 '아웃사이더'12호가 '한국 개신교 다시보기'라는 특집을 통해 개신교계의 보수·친미 성향과 일부 대형교회와 선교단체의 세습 문제 등을 정면 비판했다.
이진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개신교와 친미반공 이데올로기'에서 "개신교는 구한말부터 '미국의 종교'로 받아들여졌으며, 해방 당시 남한의 개신교 인구는 30만 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미 군정청에 개신교인이 대거 등용되는 등 다양한 특혜를 입으면서 우세를 누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개신교의 친미반공 이데올로기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확립돼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 뒤에는 미국의 '힘'에 대한 숭배와 절대 의존의 감정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당대비평'주간인 김진호 목사는 "기독교 보수주의 엘리트들은 미국의 질서관에 의해 규정된 평화, 즉 '팍스아메리카나'를 신봉하고 있다"면서 "교회는 사회 현상에 개입하고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에 앞서 자신의 왜곡된 신앙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교회의 리더십 세습 문제에 대해 "세습은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원칙보다는 자본주의적 원칙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목사와 장로 등 소수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교회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잡지의 편집위원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개신교는 정치와 신앙의 분리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중요한 정치, 사회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개신교를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득권 구조 하나를 건드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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