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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곤충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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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곤충들의 나라

입력
200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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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뉘리자니 마리 페레누 글·사진 햇살과나무꾼 옮김·두레아이들 발행·8,800원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는 인간이 아니라 곤충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수만 80만 종, 전체 동물의 70% 가까이가 곤충이니 지구는 곤충의 왕국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곤충의 전체 종은 300만은 족히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어린이가 자칫 겁내기 쉬운 곤충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교양서이다. 작은 곤충의 몸짓을 순간에 포착한 사진을 중심으로 하고, 설명은 간략하고 재미있게 써서 곤충의 생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더듬이 등 곤충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관의 역할,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변하는 곤충의 일생, 서로 다투거나 힘을 합치는 곤충들, 변장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특이한 능력 등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아름답고 신비롭게 펼쳐진다. 해설은 짧으면서도 친근해 지루하지 않다.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 설명 방식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곤충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까?'라는 글에는 양귀비 꽃밭 사진 두 장을 실었다. 사람 눈에는 봄날의 양귀비 꽃이 진홍색으로 불타는 듯 보이지만, 붉은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벌의 눈에는 그 꽃이 모두 진보라색으로 보인다는 것을 비교해 알려주기 위해서다.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독일의 동물학자 칼 폰 프리슈가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진행한 실험 내용도 덧붙였다.

책은 1966년 칸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처음 기술상을 받고 그 해 세자르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곤충 영화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감독이자 작가인 저자들이 영화에서 가장 놀랍고 감동적이며 어린이들에게 재미있을 만한 사진들만 모아서 묶은 것이다. 자신들이 20년 동안 그랬듯 "주머니 속에 작은 돋보기를 넣고 다니며 관찰해 보면 보석처럼 아름답고 신비한 곤충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경험담과 함께.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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