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고릴라'의 주완수씨가 1997년 '기억상실2'를 출간한 지 6년 만에 새 책을 내놓았다. 만화보다 글이 더 많은 만화에세이 '내 일본인 마누라 켄짱'(아름드리미디어 발행)이다.이 책은 제목처럼 그가 일본인 아내를 만나 아이 낳고 살면서 아내와 일본에 대해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글과 만화로 옮긴 것이다. 그의 아내 켄짱의 본명은 시무라 유리(志村有理)인데 유명 코미디언 시무라 겐과 성이 같아 어릴 때부터 '겐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도쿄에서 태어나 직장을 다니다가 자회사로 좌천당하자 홧김에 한국으로 건너 와 연세대 어학당에 다니다가 주씨와 만났다. 만화에서 그의 아내는 남편보다 몸집이 크고 뚱뚱하게 그려져 후덕한 충청도 아줌마를 연상시킨다. 한복이 잘 어울리고, 소주를 즐기는 술꾼인 데다 양국의 관습 중 자기 편한 것만 따르는 인물로 묘사되는 아내를 주씨는 백제 유민의 자손일 거라고 추측한다.
이 책은 주씨 부부의 내밀한 사생활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구 털어 놓은 데 매력이 있다. 어머님이 오셔서 옆방에 계신 날 밤 아내의 입을 막고 사랑을 나누던 일, 일본의 한 노천 온천에서 아내가 스트립쇼를 보여 준 일, '처음 한 날'까지 적어두는 아내의 철저한 기록 습관 등등을 그대로 실었다. '능청스러움을 담은 시사풍자화를 본격적으로 그린 최초의 만화가"라는 박재동의 말이 딱 맞는다. 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다 우리만화연대 회장을 맡고 있어 이리저리 불려 다니느라 만화를 그릴 시간이 없다"면서 "우만연 회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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