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이라크 복구를 위한 최고 행정관에 직업 외교관 출신이자 대(對)테러 전문가인 폴 브레머(61·사진)를 공식 임명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브레머 신임 행정관의 임명을 발표하며 "그는 대단한 경험자로서 일 처리 방식을 아는 유능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지휘를 받으면서 이라크에서 미국과 연합국의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설정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브레머는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과 잘마이 칼릴자드 백악관 이라크 특사의 선임자로서 이라크 내 업무를 총괄 지휘한다. 가너 처장은 전후 복구 업무를, 칼릴자드 특사는 과도 정부 수립 등 정권 교체 임무를 맡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인사가 사실상 가너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너 처장은 조만간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3년간 헨리 키신저 등 6명의 국무장관을 보좌했던 브레머는 국무부를 떠난 뒤 키신저의 컨설팅 회사에 합류했다가 1999년 국무부 전국테러위원회 의장에 취임해 미국의 대 테러 정책을 평가해 왔다.
외교관으로 아프가니스탄과 말라위, 노르웨이에서 근무했고, 83∼86년 네덜란드 대사를 지냈다. 럼스펠드 장관 등 국방부 강경파와도 사이가 좋다는 평이다. 뉴욕 타임스는 "국방부 관리가 이라크를 통치하는 모양새를 좋지 않게 여기던 국무부가 국방부와의 힘 겨루기에서 승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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