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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음악 맞춰 준비운동 단소를 이용해 직접 작곡/예체능 창의력 수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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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음악 맞춰 준비운동 단소를 이용해 직접 작곡/예체능 창의력 수업 "눈길"

입력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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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학교의 예체능수업이라고 하면 구호에 맞춘 딱딱한 준비운동, 복잡한 악보, 외우기도 벅찬 미술사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남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의 창의력과 감성을 일깨우는 선생님들도 있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로부터도 독창성을 인정 받은 선생님들의 수업방법을 들여다본다.대전 유성고 운동장에는 체육시간에 댄스음악이 흐른다. 최신 댄스음악에 맞춰 관절돌리기 운동과 근육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한다. 대개 준비운동을 지겨워하며 대충대충 하던 아이들도 아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신나게 몸을 움직인다. 준비운동 후 잠깐 음악을 멈추고, 선생님이 배구의 토스와 서브 동작을 설명한다. 아이들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각 동작을 다시 댄스 음악에 맞춰 연습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보조교재도 등장한다. 그중 하나가 형형색색의 페트병이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빈 페트병에 물감을 푼 물을 채워 일정한 간격으로 놓고 지그재그로 달리기를 하거나 두 발 모아 점프를 한다. 캠코더를 이용해 수업 중간중간 아이들의 동작을 촬영하고 다음 시간에 교실에서 그 동영상을 가지고 자세의 좋고 나쁨을 분석하는 등 멀티미디어도 수시로 동원된다. 댄스음악은 시중의 헬스클럽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페트병은 운동선수들의 체력증진법을 담은 미국의 비디오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이 학교 이충렬 체육교사는 "기왕이면 신나고 즐겁게 몸을 움직이는 게 심신의 발달을 도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 광주 경안중악교의 미술시간은 그리고 싶고, 만들고 싶은 것을 모두 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미령 교사가 실험적으로 도입한 '프로젝트 학습' 덕분이다. 이 교사가 '전통놀이'라는 학습 주제를 제시하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둠을 지어 토론을 한 뒤 각자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어떤 그룹에서는 종이죽으로 하회탈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그룹에서는 구슬치기하는 모습을 모자이크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만드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상 활동'이라는 별도의 시간을 통해 자기 평가서를 작성하고, 모둠별 발표를 통해 서로의 활동을 평가한다.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는 국악기인 단소로 어렵게만 느껴지는 작곡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다. 안양 중앙초등학교 송정희 교사는 '참새 노래' '아침해' 등 교과서에 나오는 곡 중 한두 마디를 모티브로 작곡을 하게 한다. 송 교사는 "전통 악보인 정간보에 음표 대신 율명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악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쉽게 곡을 만들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뿌듯함을 느끼고, 더불어 창의력도 향상된다.

이들 교사들은 요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7차 교육과정에서 예·체능과목이 '선택'으로 되면서 수업시간이 축소되는 등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예·체능 평가방식을 바꿔 내신에 반영되는 비율을 줄이는 방안이 교육부에서 논의되는 상황도 어깨를 움츠러들게 한다. 이충렬 교사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과목이 고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학생들의 감성도 황폐해지고, 교사들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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