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운송노조원들은 이번 파업이 생존권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름가격은 계속 인상되고 있으나 운송 요금은 동결돼 생계를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1992년 경유 가격이 ㏄당 324원에서 현재 840원으로 159%나 인상됐으나 운송 요금은 지금까지도 동결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물연대 중앙지부는 최근 전국의 지부 등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운임 요율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 월 평균 소득이 70만원 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화물연대 포항 및 경남지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운임 인상을 요구했으나 포스코 등 업체들이 이를 반영하기는커녕 노조를 탄압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화주 업체들에 수 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오히려 운수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운전사들과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내 화물 운송 체계의 97%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지입제도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선 배경. 화물연대 포항지부의 경우 지입차주 1,000여명이 가입된 단체로 이들은 중간 알선업체를 통해 운송사와 계약을 맺어 철강제품을 수송한다. 그러나 포스코 등 생산업체가 운송사에 지급한 운송료는 운송업체와 중간 알선업체가 이런 저런 명목의 커미션을 챙겨가고 지입차주에게 돌아오는 것은 절반에 불과해 운송 노조원들의 불만이 매우 큰 상태다.
여기에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 27일 화물연대 포항지부 조합원 박상준(34)씨가 음독자살한 사건은 파업사태에 불을 지폈다. 화물연대측은 박씨의 빚 대부분은 경유값, 도로통행료 등 직접비용과 차량 할부 구입비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외에도 지입차주의 노조원 자격인정 불법 다단계 운송 알선행위에 대한 단속 강화 포스코에서 시행중인 전자입찰 확대금지 경유가 인하 등 모두 16개항의 개선을 촉구하며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화물연대는 전국 10개 지부에 1만5,000명의 화물차주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이번 파업에는 경인, 경남, 포항, 충청, 광주전남 등 5개 지부 6,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포항=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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