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경제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일부터 계속된 포항지부 소속 화물차량들의 파업으로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업체는 물론 포항철강공단 내 군소 철강업체들이 생산 및 원자재·제품 반출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이 다음주까지 지속되면 철강업체들의 조업감축이 본격화하고, 수요산업인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산업에도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포스코는 하루 평균 3만2,000톤의 철강재(제품 포함) 출하물량 가운데 육상으로 처리하는 2만3,000톤의 운송에 애로를 겪고 있다.
포스코는 육상 운송분 가운데 3,000여 톤을 해상운송으로 돌리는 비상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나머지 2만톤이 쌓여 현재 재고가 10만톤을 넘어서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자재는 항만으로 수송돼 제품 생산에는 차질이 없지만 재고 적재 창고의 용량의 한계시점인 12일까지 정상 출하를 하지 못할 경우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INI스틸은 고철 등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이날부터 제강용전기로 4개 라인 중 3개가 가동을 중단했다. 창원의 한국철강도 같은 이유로 일부 라인의 생산을 감축했다.
산업자원부의 집계에 따르면 철강업체의 하루 출하차질액은 포스코 2만톤에 94억원, 동국제강 6,000톤에 24억원, INI스틸 9,000톤에 44억원 등 162억원에 달한다.
산자부는 '산업의 쌀'인 철강재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장기적으론 관련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GM대우 등 자동차 업계는 현재 10∼30일분의 재고량을 확보, 당장은 조업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현대미포조선이 강판 부족으로 7일부터 일부라인의 조업을 중단하는 것을 비롯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 등 대부분 업체들의 재고가 일주일에 그쳐 내주부터는 조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파업 불똥은 시멘트 및 비료생산업체로까지 번졌다. 쌍용, 동양, 한국시멘트 등은 하루 1만2,000여톤의 벌크 시멘트 수송이 중단되면서 레미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하루 평균 비료 500톤을 생산하고 있는 (주)세기는 원료난으로 생산량을 감축했다.
파업이 포항과 경남에 이어 경인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수출 차질도 예상된다. 화물연대 경인지부는 수도권 컨테이너 화물의 45%이상을 담당하는 경기 의왕 경인내륙 컨테이너기지(경인 ICD)의 정문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수도권에서 부산항과 광양컨테이너기지로 수송돼야 할 수출 물량의 상당부분이 발이 묶이게 된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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