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이 홈런 단독선두(9개)로 다시 치고 나왔다. 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마무리투수 진필중과 볼카운트 2―2에서 제5구째 149㎞ 직구를 통타, 비거리 125m의 우월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8개를 기록중인 마해영(삼성)과 심정수(현대), 마이크 쿨바(두산)를 따돌리고 13일만에 홈런더비 단독 1위로 나섰다.기아는 1회 김종국이 선제 솔로아치를 그린 뒤 2회에는 이현곤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태 2-0으로 앞서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삼성은 3회 진갑용의 1점홈런과 4회초 양준혁의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으나 기아는 4회말 1사 2,3루에서 이현곤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리드를 잡은 뒤 6회 2사후 신동주의 좌전안타, 김상훈의 우중간 2루타로 4-2로 달아났다. 삼성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이승엽이 기아 마무리 진필중을 상대로 홈런을 뿜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기아 선발 최상덕은 6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째를 올렸고 7회 마운드에 오른 이강철은 특유의 완급조절을 앞세워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마무리 진필중은 첫타자 이승엽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8세이브째를 챙겼다.
한편 수원구장에서는 아시아 최고구속(160㎞)을 자랑하는 엄정욱을 선발투수로 내세운 SK가 현대를 8-2로 물리쳤다.
엄정욱은 1회말 2번타자 박종호와의 대결에서 제3구를 이날 최고구속인 157㎞로 꽂아 넣는 등 3이닝 동안 현대타선을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삼진도 4개나 솎아냈다. 모두 12타자를 상대로 75개의 공을 던져 올 시즌 최다이닝 투구를 펼쳤으나 볼넷을 3개나 허용,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엄정욱은 이날 불 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1,2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엄정욱의 총알투 앞에 8개구단 최고의 팀타율(0.280)을 자랑하는 현대타선도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위기관리능력에서 엄정욱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3회말 1사후 주자 1,2루에서 전준호를 10구째까지 가는 접전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어 박종호에게 볼넷을 허용, 2사만루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프랭클린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엄정욱은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비공인 아시아 최고구속인 160㎞를 기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서는 158㎞를 던져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한국프로야구 최고구속(156㎞)을 경신하는등 공포의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새겼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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