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쉽게 '대한민국 1% 명품족'이 될 수 있는 길이 어디 있나요?"6일부터 일반분양을 시작하는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 가운데 도곡주공 1차 재건축아파트 분양열기로 강남일대가 들끓고 있다. 전체 재건축아파트 3,002 가구 가운데 26∼48평형 587가구를 일반 분양하는 이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는 5일 하루에만 5,000여 방문객이 몰려 대 혼잡을 빚었다. 주부 김모(56)씨는 "당첨되기만 하면 '강남 중의 강남'에 살 수 있는 마지막 찬스라며 주변 친구들이 너도나도 분양신청을 하려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이동중개업소)업자도 100여명이 성업중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지태구(池太求·50) 부장은 "'떴다방'이 기승을 부려 세무서 직원까지 상주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떴다방' 업주 이모(34)씨는 "26평형의 청약 당첨 프리미엄이 5,000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건 당 수수료도 400만∼500만원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이 모델하우스에는 1주일 사이 2만5,000여명이 들렀다. 전문가들은 26평형 558가구, 33평형 27가구, 43평형 2가구를 대상으로 6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될 일반 분양 경쟁률이 최소 2,000대 1에서 최대 4,000대 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아파트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타워팰리스 등 인근 초호화아파트 단지와 동일학군인데다 새로 개통될 분당선 지하철역도 바로 앞에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 그러나 실수요자보다는 당첨 분양권 전매를 노린 투기꾼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주부 이모(33)씨는 "계약금 8,000만원만 따로 준비하면 1,2차 중도금을 은행에서 대출받고 1년 후 분양권을 되팔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인 김모씨는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벌써 10명을 넘어섰다"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郭昌石·40)이사는 "강남의 재건축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강남중에서도 요지인 도곡지구가 분양하게 되면서 나타난 일종의 병목현상"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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