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이맘때 아이와 서울의 한 사찰에서 하는 '발우 공양' 체험을 했다. 다른 가족들도 함께 참여했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평소 시어머님께서 밥상에서 아이가 밥알 한 알이라도 남기면 나무라셨지만 늘 아이 밥그릇에는 밥알이 남아있었다. 잔소리로는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이번 기회에 낟알의 소중함을 아이에게 체험케 하자는 의도도 있었다.
마침 석탄일이라서 뜰 입구로 들어서는데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엄마, 너무 예뻐요. 정말 하늘이 다 꽃으로 덮인 것 같아요."
파란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빽빽이 소원이 적힌 연등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우선 법당 벽에 그려진 벽화를 둘러보며 친절한 스님의 안내로 부처님 일생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발우 공양 체험을 하게 되었다. 두 팀으로 나눠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개구쟁이들도 그때만은 방석 위에 정좌하고 스님의 말을 귀담아 듣는 듯했다. "얘들아, 너희들 아귀라고 들어보았니? 그 아귀가 글쎄, 얼굴은 이만하게 크고 몸집도 아주 큰데 말야, 글쎄, 목구멍은 젓가락보다도 더 좁고 가느다랗단다. 그 아귀는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남긴 음식을 먹는단다. 항상 배가 고프지. 그런데 우리가 음식물을 그냥 남기면 아귀는 얼른 그 음식을 먹지만 삼킬 수가 없어서 고통을 받게 된단다. 생각해봐. 그렇게 큰 위를 채우려면 아주 많이 먹어야 하는데 그 작은 목구멍으로는 고춧가루 하나라도 잘못 들어가면 그만 죽을 수도 있거든…."스님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아이들은 심각하게 경청했다.
그 사이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이 나왔고 스님 안내로 정해진 순서대로 식사를 하게 됐다. 욕심내지말고 양껏 덜어먹고 자기그릇은 깨끗이 다시 비워서 원래대로 해놓는 발우 공양 시간은 아이들에게는 김치 조각 하나, 고춧가루 한 개, 밥 알 하나도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이 되었다. 뒤이어 계속된 다도체험도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좋은 체험이 되었다.
이번 석탄일에는 1년에 한번 개방한다는 문경 봉암사나 동백꽃이 화사하게 핀 선운사, 아니면 집 가까운 사찰을 한번 방문해 보면 어떨까.
/홍준희·인터넷학부모공동체 '마음에 드는 학교'대표
● 가볼만한곳
1.천하제일 중국 등축제 - 대전엑스포과학공원 www.goodchina.net/hangsa/hangsa1.htm
2.사찰넷 www.sachal.net/(전국 사찰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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