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대형화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은행간 합병이 이뤄진 뒤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1년 11월 주택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의 2001년 말 총자산은 189조원으로 전체 시중은행의 총자산 589조6,000억원 중 32.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말(213조8,000억원)에는 전체(682조6,000억원)의 31.3%로 오히려 0.8%포인트 줄었고 올 2월말에는 31.2%로 더 낮아졌다.
또 지난해 12월 1일 서울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의 경우 2001년 말 두 은행의 총자산이 77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중은행의 13.2%를 차지했으나 합병 이후 지난해 말 12.8%로 떨어졌으며 올 2월말에는 12.5%를 기록했다. 총대출도 국민은행은 2001년말 97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중은행의 36.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말 33.2%, 2월말 32.9%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줄곧 하락추세다.
하나은행도 2001년 말 옛 하나·서울 두은행의 총대출은 34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2.8%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12.7%, 2월말 12.5%로 낮아지고 있다.
총수신도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2001년말 총수신은 전체의 32.2%였으나 합병 1년 뒤인 지난해 말에는 30.3%로 크게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총수신 시장점유율도 2001년 말 14.2%에서 지난해 말 13.9%, 2월말 13.7% 등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계 관계자는 "합병은행이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뒷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은행간 수익구조가 비슷한데다 구조조정도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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