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 불황의 주범, 불법 복제를 막아라.음반 업계가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나섰다. EMI가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모든 자사 음반에 올해부터 미 마크로비전사의 불법복제 방지 소프트웨어 'CDS200'을 탑재하기로 한 데 이어 서울음반도 이달부터 CDS 시스템을 도입해 CD의 불법 복제를 막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JMI, KDI미디어, 새한, 웅진 등이 부분적으로 복제 방지 CD를 제작한 적이 있고 '대한민국 2002', 보아의 '에브리 하트', 이정현의 4집 앨범 등도 복제 방지 CD로 제작했지만 전면 도입은 서울음반이 처음이다.
EMI와 서울음반이 도입한 마크로비전사의 소프트웨어는 CD를 CD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부분과 PC에서 재생되는 부분으로 나눠 두 겹으로 녹음하는 방식. 종전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나 리얼플레이어를 통해 PC에서 CD를 재생할 경우 음악 파일이 PC에 그대로 남는다는 점을 고려해 파일이 PC에 남지 않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PC에서 재생이 가능하도록 했다. MS도 최근 음반 복제를 막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윈도 미디어 데이터 세션 툴킷'(Windows Media Data Session Toolkit) 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음반사들이 불법 복제 방지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불법 복제와 mp3를 이용한 가요 청취가 음반시장 불황의 최대 원인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음반 판매량이 10% 가까이 줄어들었고 국내 음반시장은 "예전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어떤 소프트웨어도 복제를 100%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니가 지난해 복제 방지 CD를 개발해 자사 음반에 적용했으나 네티즌에 의해 이내 복제돼 인터넷을 통해 음악파일이 돌아다니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소니의 CD는 PC에서는 들을 수 없다는 약점까지 드러내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EMI 관계자는 "복제 방지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불법복제를 완전히 근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정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복제가 불법'임을 인식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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