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한국 사회 구석구석이 현기증 나도록 바뀌었지만 정치는 거의 유일하게 변하지 않고 있다. 그간 정치판을 바꾸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이제 국민이 나서 난마처럼 헝클어진 정치를 직접 개혁해야 할 때가 됐다.모든 정치인들은 지금 국리민복 앞에 머리를 모아야 한다. 우리의 근대 정치사는 반세기가 넘도록 반목과 패거리 정치로 얼룩져 왔고 정당도 필요에 따라 이름을 바꿔가며 채 10년도 못 넘기고 있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정략만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혹자는 참여 정부에 '코드'를 끊고 큰 판을 짜라고 한다. 같은 팀원끼리 코드를 맞추면 결국 부정과 실패로 돌아간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국가도 경영이며 팀이다. 팀은 뜻이 맞아야 효율적이다.
미국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적어도 7,000명의 '새 인물'이 정권에 합류한다. 모든 임용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보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 받은 후 임용되고, 고위 공직자들은 제도로 정착된 의회 청문회까지 거쳐야 한다. 그들은 국민의 공복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보다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
1992년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했을 때 백악관의 참모들은 20, 30대였다. 그들은 경험이 일천했지만 밤낮 없이 배우고 익히며 정부를 이끌어 갔다. 이에 힘입어 클린턴은 재선됐다.
최근 우리 정치권은 대통령의 국정원장과 기조실장 인선과 관련해 소용돌이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지금이 한낱 인사문제로 그렇게 큰 정쟁을 벌일 때인가. 정치권은 국가적으로 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 정치권이 북핵 문제의 해법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피나는 각오로 북핵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여당은 국가 정책수행에 정파를 떠나 일심단결해야 한다.
야당은 당권 싸움에 연연하지 말고 집권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은 눈과 귀를 국가의 안위에 두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위기는 봄눈 녹듯 풀릴 것이다.
장 성 길 미 LA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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