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야구가 시즌 개막 한달이 지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3강3중2약'의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 현대 기아가 멀찌감치 앞서가며 3강을 형성하고 있고 SK LG 한화가 중위권을 이루고 있다. 롯데와 두산은 무기력한 전력으로 꼴짜싸움을 벌이고 있다. 갈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지금 같은 판세가 시즌막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달간의 레이스를 통해 드러난 올 프로야구의 초반 기상도를 정리했다.풀 죽은 방망이, 나는 어깨
4월의 두드러진 특징은 '투고타저' 현상. 에이스급 투수들의 해외진출과 타자들의 장타력 향상으로 한동안 계속되던 '타고투저'가 올시즌엔 사라졌다. 2일 현재 8개구단 전체방어율은 3.52. 지난해 5월2일 당시 방어율이던 4.19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전체타율은 2할6푼2리에서 2할4푼7리로 떨어졌고 총 홈런수도 201개에서 133개로 크게 줄었다. 올시즌 완봉으로 끝난 경기는 19차례로 지난해 같은 기간(9번)보다 두 배 늘었다. 김성근 전LG 감독은 "빠른 볼에 익숙한 타자들이 맥을 못추는 반면 변화구가 좋은 컨트롤 위주의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탓이다"고 분석했다. 전승남(LG·1위) 이상목(한화·4위) 키퍼(기아·8위) 등 기교파들이 방어율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다.
눈에 띄는 '신인대어'가 없다
지난해 김진우(기아), 조용준(현대) 같은 대어급이 없다.신인 최고 계약금(4억3,000만원)을 기록한 LG 박경수는 지난달 6일 SK와의 개막 2차전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로 힘찬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홈런 한 개 없이 2할5푼 타율로 기대에 못 미친다. 현대 포수 이택근도 강귀태와 베테랑 김동수의 높은 벽에 막혀 있고 유력한 신인왕후보인 SK 투수 송은범은 2승 1세이브(방어율4.76)로 선전하고 있지만 강한 인상을 주진 못하고 있다.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올해 22년째를 맞는 프로야구와 아마의 실력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야수들은 감독이 특별히 밀어주지 않는한 주전을 꿰차기 힘들고 결국 괴물투수가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롯데 두산의 부진은 계속될까
결론은 중상위권 팀들이 두 팀을 승수쌓기의 제물로 삼고 전력투구할 게 예상돼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는 두산에 최근 2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소 뒷걸음 치다 쥐잡은 격'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두산의 경우 우즈와 진필중이 떠나 투타 구심점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열을 재정비한다면 희망이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간판 스타들의 부활은 팬들을 기쁘게 한다. 일본에서 이름값을 못했던 정민태(현대)가 다승(4승)과 탈삼진(31개) 승률(100%) 공동1위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도 안타(28개) 공동3위 등 6개부문에서 10위내 이름을 올리며 완전히 제 기량을 찾았다. 유난히 연승연패가 잦은 것도 올시즌 초반의 특징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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