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SK(주)의 단일 최대주주로 부상한 소버린자산운용의 소유주는 뉴질랜드 태생으로 현재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거주하고 있는 리처드와 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서울과 모스크바발로 "이들은 신흥시장국(이머징마켓)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이 신문은 "챈들러 형제는 아버지로부터 소매 체인점을 물려 받아 투자를 시작했다"며 "그동안 러시아와 체코, 브라질 등의 이머징마켓에서 가치가 급락한 자산을 인수한 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주가를 올리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챈들러 형제를 아는 한 사람은 관련 기사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지분에 대해 "도덕적이고 상당히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의 구체적 투자사례로 1990년대 러시아의 가스 생산업체인 가즈프롬과 국영 전력 그룹인 UES, 철강회사인 NLMK에 대한 지분투자 사실을 열거하고, 지분의 15% 가까이 투자한 SK에서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경영투명성 제고를 통한 장기 주가 차익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챈들러 형제가 한국 투자에 주목한 배경을 "기업지배구조 문제로 주요 기업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기업지배구조와 주주 가치의 역할 모델을 수립하겠다는 이들의 입장도 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형제의 나이가 45세 전후라는 것, 투자자산이 30억∼100억 달러 정도라는 것 정도만 추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투자실적은 물론, 자기 재산으로만 투자하는 지 아니면 유럽이나 중동쪽의 자금을 모집하는 지 등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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