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 "북 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으면 우리가 회담에 참여하느냐, 주도적 역할을 하느냐 문제는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다.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라 보좌관은 이날 미국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만난 뒤 가진 한국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회담의 형식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으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의 회담 참여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며, 회담 참여 없이는 결과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겠다고 한 외교부 윤영관(尹永寬) 장관의 입장 표명과는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라 보좌관은 특히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우리의 참여가 필요한 단계가 있다"며 "예를 들어 마지막 해소의 단계에는 우리가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3자 회담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의 윤곽이 잡힌 뒤에 한국이 회담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노 대통령도 누차 말했듯 지금 이 시점에서 참여의 형식보다는 실질적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단계에 가면 우리의 참여가 불가피한 만큼 그때까지는 3자 회담의 의미 있는 진전을 적극 돕자는 것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 내에)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보좌관은 이날 노 대통령의 방미 일정 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뒤 "북한도 내면적으로 (다자 회담에) 한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여러 외교경로를 통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북한이 대외적으로 얘기를 안하고 있지만 그렇게 짐작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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