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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성남 불패, 누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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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성남 불패, 누가 말려줘요"

입력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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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은 과연 천하무적인가. 지난달 30일 프로축구를 지켜보면서 '성남 7연승'의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라는 별명답게 성남은 호화군단을 자랑한다. 토종 최고의 골잡이 김도훈과 용병 특급 스트라이커 샤샤가 뿜어대는 화력은 대단하다. 또 신태용 박남열 이리네는 물론 수비수인 이기형과 싸빅 등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길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하다.그러나 스포츠 세계에서 '절대 강자'란 없다. 세계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도 프리메라리가에서 3패(18승)를 안고 있으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5패(23승)를 기록중이다.

국내 리그도 마찬가지다. 전북과 안양 울산 포항 등은 성남을 깨뜨릴 수 있는 충분한 실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이날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전북 박동혁과 에드밀손 등의 슛이 초반에 먼저 네트를 갈랐다면 승부는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성남의 연승 행진과 달리 나머지 팀들이 너무 무기력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게 문제다. 지난해 꼴찌 대전의 약진과 비교하면 이 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우선 내가 직접 본 경기만 따져 보자. 수원과 전남의 경기에서 양팀은 모두 밋밋하고 자신감 없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수원은 고종수 데니스 산드로로 이어지던 트리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허둥댔고 전남도 롱패스를 남발하는 등 짜임새 면에서 낙제점이었다.

한국 축구의 최대 단점은 무조건 전방으로 공을 찬 뒤 공격에 나서는 등 톱니바퀴처럼 정교한 패스에 약한 것이라고 지적한 코엘류 감독의 말이 절로 떠올랐다. 한국 축구 특유의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플레이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감독이 아닌 관중 입장에서 볼 때 한 마디로 '재미없는' 경기였다.

축구든 야구든 너무 일방적인 게임은 흥미를 잃게 마련이다. 성남의 연승행진만을 탓할 수 없는 만큼 다른 팀들의 분발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그럼 왜 다른 팀들은 무기력한 거죠"라는 질문엔 뭐라고 답해야 할까. 딱 잘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너무 쉽게 무너지진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전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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