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증세가 가볍거나 거의 없는 환자라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자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로 분류키로 하자 국내에서도 이의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각국은 그동안 사스위험지역 여행여부 고열 및 호흡기 증상 폐렴 등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에 따라 환자를 사스의심환자와 추정환자로 분류해왔다. 그러나 CDC는 30일 각종 검사를 통해 사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실제로 검출되면 증상이 의심환자나 추정환자로 분류할 만큼 무겁지 않더라도 사스감염자로 판정, 특별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사스감염자의 개념 도입을 제기했던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분류법 채택 이후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국립보건원 사스 전문가 자문위원인 한 전문가는 "어떤 질병이든 환자에 따라 경·중이 있기 마련이나 WHO환자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당연한 귀결로 우리나라도 속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승철(고려대 감염내과) 사스 전문가 자문위원장은 "WHO기준이 변하지 않아 국내 환자분류나 방역체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이전 논의에서 "한국만 독자적인 분류법을 만들 수는 없다"며 WHO기준을 고수했던 보건원이 2일 사스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개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CDC와 같은 분류법을 택할 경우 사스 방역 대상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의심환자나 추정환자와 같이 격리시킬 수는 없겠지만 사스 감염자들에 대해서도 방역 대책을 강구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PCR반응 5명 모두 정상
한편 1일 보건원에 따르면 국내 첫 사스추정환자인 K(41)씨의 상태가 항생제 치료로 추가검사가 필요 없을만큼 양호해졌다. 이에 따라 그가 사스환자가 아닐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보건원은 또 중합효소면역반응검사(PCR)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 5명에 대해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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