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이 참가한 'MBC 100분 토론'은 일부 핵심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노 대통령이 즉답을 피함으로써 알맹이 없는 토론이 된 느낌이었다. '참여정부 두 달을 말한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노 대통령은 나라종금 사건에 관련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최 측근 안희정씨의 혐의에 대해 "안씨는 나와 동업자로 나를 위해 일했고 또 고통을 받고 있다"고 어떤 형태로든 자신과의 관련성을 시사했을 뿐 본질에 대한 언급은 자제를 했다.노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고 싶지만 지금 검찰이 수사 중이라 수사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참모진들의 강력한 건의 때문에 참고 있다"면서 "수사가 마무리되면 나중에 내 입장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회가 그렇게 반대했던 국정원 인사의 강행으로 지금까지 강조해 온 상생의 정치가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서는 시간이 가면 야당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며 그 때 가서 야당을 설득하게 될 것이라고 다소 무성의한 답변을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국정원 인사 강행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을 빠트리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과 국회의 의사 존중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국정원 개혁 쪽을 택했다고 국정원인사의 불가피성에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패널과 일문일답 과정 중 노 대통령은 한 때 다소 흥분을 감추지 못해 조마조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장에는 MBC측에서 현 한총련 회장인 연세대 학생회장을 등장시켜 노 대통령과 깜짝만남을 주선했으나 어쩐지 어색한 각본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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