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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山생활속 묻어난 "자연의 생동감"/김종학 "설악산 풍경"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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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山생활속 묻어난 "자연의 생동감"/김종학 "설악산 풍경"展

입력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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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김종학(66)씨는 23년째 설악산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원초적이고 화려한 색채, 거친 듯한 붓놀림으로 표현한 그의 꽃 나무 나비 새 그림은 보는 이에게 생명의 신비감, 어떤 무한에 대한 동경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킨다. '자연을 진정으로 경험하고, 소요와 명상으로 그것을 체화한 이의 붓끝에서만 가능한 그림'이라는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김씨가 설악산의 사계를 담은 근작으로 2일부터 22일까지 예화랑에서 '설악산 풍경' 전을 연다. 오랫동안 산 속에서 생활한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는 자연의 생동감을 김씨는 이번 근작들에서 생생하게 전해준다.

풍경화라지만 그의 그림은 추상 회화에 가깝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과 나무, 그 사이를 힘차게 흘러내리는 폭포, 꽃을 즐기고 시냇물과 함께 노니는 새와 나비가 있지만 김씨는 그런 구체적 현실의 형상보다 풍경 너머의 어떤 심상을 전하려 한다.

화면이 상하좌우로 어지럽게 퍼져나가는 듯해도 나뭇가지에 앉은 새 한 마리나 하늘 한 구석에 떠 있는 달 등으로 시선을 집중케 하는 구도는 궁극적으로 자연을 보는 인간의 마음이 추구하는 질서를 드러낸다. 원색의 색채와 어린아이가 마음 내키는대로 그린 듯 미숙해 보이는 표현도 결코 과장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풍요로움 뒤의 정적과 고요이다. 그의 그림이 작품성이나 대중성 어느 쪽으로나 성공하고 있는 이유이다. (02)542―5543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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