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민일영 부장판사)는 30일 김모(80·여)씨가 시할아버지인 친일파 이재극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의 각하판결은 부당하다"며 사건을 서울지법으로 돌려보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들을 역사적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으나 국가가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 보호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법적 장치없이 막연하게 국민감정만 내세워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극은 조선 말기 문신으로 1905년 을사조약 체결시 왕실의 종친으로서 궁내 동정을 친일파에 제공하는 등 조약체결에 협조한 인물로 경술국치 이후 천황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고 1919년에는 이왕직장관(李王職長官)에 임명됐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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