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공포로 시름을 앓던 항공·여행주들이 사스 확산 진정으로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29일 증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지역의 사스 확산이 다소 완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힘입어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7.18%나 오르며 1만1,000원대를 회복했고 아시아나도 6%이상 뛰었다.
외화 부채가 많은 항공사들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 유가의 하향안정 추세도 이날 항공주의 이륙을 도왔다.
여행주들도 사스 공포 악재가 걷히면서 매수 분위기가 살아나 코스닥에 등록된 하나투어는 일찌감치 상한가로 내달았다.
항공·여행주의 급등은 이들 업종이 그동안 사스 악재로 하락 폭이 큰 데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을 제외하고 사스 확산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를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실제로 홍콩 싱가포르 지역에서는 사스 감염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항공·여행주의 항로가 완전히 말끔해진 것은 아니다.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여객 수요 위축이 아직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국내에서도 사스환자가 29일 처음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분석결과, 국제선 여객수요의 45%를 차지하는 관광수요가 거의 살아나지 않아 4월 국제선 여객 탑승률이 50% 수준에 불과하고,출입국자 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시형 연구원은 "올 2분기 항공업체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7∼8월까지 사스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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