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중문화 Q&A/음반선 완벽·콘서트선 실망…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중문화 Q&A/음반선 완벽·콘서트선 실망…왜?

입력
2003.04.30 00:00
0 0

얼마 전에 한 가수의 콘서트에 갔는데 너무 실망했습니다. 음반으로 듣던 것과 달리 노래 실력이 영 아니었거든요. 고음 부분에서 찢어지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댄스곡을 부를 때는 거의 노래를 하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음반에는 어떻게 완벽한 노래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APRORUN)

"대단한 음치 아니고는 누구든지 그럴듯한 음반 한 장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요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최첨단 녹음기술 덕분이죠. 가수들이 흔히 이용하는 방법은 펀칭(Punching)이라는 기술과 오토튠(Auto-Tune)이라는 기계입니다.

흔히 '찍어간다'고 표현하는 펀칭은 여러 번 노래를 부른 후 잘 부른 부분만 찍어내서 이어 붙이는 기술입니다. 보통 가수들은 똑 같은 곡을 수십 번씩 부릅니다. 특히 노래의 도입 부분이나 클라이막스처럼 중요한 부분은 한 소절을 수 백번씩 부르기도 하구요. 그 중에서 잘 부른 부분만을 잘라 붙여서 한 곡이 만들어집니다. 신인인 경우 심적 부담 때문에 녹음 시간은 더 길어집니다. 가수 김범수는 신인 시절 "4분이 조금 넘는 노래 한 곡을 녹음하기 위해서 7시간 동안 한 곡만 불렀다"고 말합니다.

펀칭 기술은 날로 세밀해져서 이제는 한 음절씩도 잘라 붙일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노래 실력이 떨어지는 신인 가수나 댄스 가수의 노래는 한 음절씩 조각난 곡들이 정밀하게 맞춰져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대가들의 경우 단 한 번 부르는 것으로 녹음을 끝마치기도 합니다. 조용필, 이은미 같은 경우가 여러 번 부르지 않고 녹음을 끝마치기로 소문난 가수입니다. 때문에 노래 한 곡을 한 두 번 만에 녹음했다는 것은 가수들에게 큰 자랑입니다. 김건모도 새 음반을 내면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마이선'(My Son)이라는 곡은 '필이 꽂혀' 딱 7분만에 단 두 번 부르고 녹음을 마쳤다"고 자랑 삼아 말했습니다. 또 다른 기술은 불완전한 음정을 보정해 주는 '오토튠'이라는 기계입니다. 가수들이 일단 녹음한 노래가 음정이 애매하게 낮거나 높을 때 녹음 파일을 가지고 음정을 세밀하게 맞춰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요즘 이 기계를 이용하지 않는 가수는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녹음 작업에서 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혀 탄탄한 노래 실력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규찬은 인터뷰를 통해 "앨범 작업에서 오토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 외모가 좀 되는 탤런트들이 너도나도 앨범을 내고 가수를 겸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어지간한 노래 실력만 되면 음반 한 장 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라이브 무대에서 실력을 숨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