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충돌을 경고했던 새뮤얼 헌팅턴 미 하버드대 교수(사진)는 28일 "이라크전 승리로 득의양양해진 미국이 앞으로도 경쟁국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독불장군의 지위를 지키려고만 한다면 결국 외톨이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헌팅턴 교수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은 고독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이 비록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에 거부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다고는 해도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나라들의 협력을 구하지 않은 결과가 유엔에서의 위기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키스탄과 터키 등에서 이슬람 단체들이 얻고 있는 지지도 등을 볼 때 미국이 주장하는 이슬람권 전체로의 민주주의 확산 개념은 황당무계하다"며 "이라크에서 우리가 강조해야 할 것은 장기적으로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법치주의와 자유언론, 시민사회"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이라크에서 한 일은 도저히 정당화할 수 없다. 그것은 다름아닌 제국주의 전쟁이었으며 미국 입장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이슬람 교도들에게는 대 이슬람 전쟁으로 여겨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판한 그는 "지난 6개월간 부시 정부는 우리가 (미국 중심의) 단극(單極)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모든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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