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스환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국립보건원이 어제 발표한 사스 추정환자의 폐렴증상이 바이러스성인지 세균성인지는 2∼3일 지나야 밝혀지겠지만, 사스 발생을 기정사실로 보고 방역과 진료 등에 총력을 기울여 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도록 해야겠다.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의심환자들이 10여명 발견돼 사스 발생이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그런데 28일 중국에서 귀국한 40대 남성은 사스자문위원회가 아무 이견 없이 추정환자로 판정할 만큼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다. 중국에서 귀국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환자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선 이 남자가 타고 온 항공기의 동승자 등을 대상으로 철저한 추적조사를 실시해 2차감염부터 막아야 한다. 검역관과 의료진에 대한 조사에도 빈틈이 없어야겠다.
그리고 방역체계를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수동적으로 공항·항만의 검역과 신고에 의존했지만, 이제부터는 병·의원을 찾는 호흡기 질환자 중심으로 의심환자·추정환자를 적극적으로 가려내도록 해야 한다. 필요 예산과 인력도 적기에 투입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스자문위원장이 건의하는 대로 국립보건원 중심의 방역체계를 개선해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으로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를 구성, 방역활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 기구를 통해 순수한 방역활동은 물론, 전담병원 지정을 반대하는 주민들 시위나 관련기관 간의 협조문제 등 행정적 사안까지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베트남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지난달 15일 4개 사스전염국 명단에 올랐다가 한 달여 만인 28일에 가장 먼저 제외됐다. 베트남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제 추정환자가 발생한 상황이므로 WHO에 보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사스전염국으로 지정되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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