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4월30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준공됐다. 엠파이어스테이트는 뉴욕주의 별명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높이가 381m에 이르는 102층 건물로 65대의 엘리베이터가 각 층을 연결한다. 이 빌딩은 71년 같은 도시 같은 자치구에 세계무역센터가 들어설 때까지 4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뉴욕의 마천루군(摩天樓群)을 상징했다.각각 417m, 415m 높이의 110층짜리 쌍둥이 건물로 이뤄진 세계무역센터는 2001년 9월11일 항공기 자살 테러로 무너져내렸다. 그러나 세계무역센터는 그 비극적인 사건 이전에도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니었다. 이 건물이 들어서고 불과 세 해 뒤인 74년, 층수는 110층으로 같으나 높이는 443m에 이르는 시어스타워가 시카고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98년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높이 421m의 진마오(金茂) 타워가 들어서서 세계무역센터의 순위는 세 번째로 밀려났다. 세계무역센터의 순위는 그 이듬해에 다시 하나 내려갔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높이 452m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시어스타워보다도 더 높은 빌딩이 아시아에 세워진 것이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88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한쪽 타워는 한국의 삼성건설과 극동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했고, 다른 한 쪽은 일본 회사가 건설했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의 소유주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와 콸라룸푸르 시티센터(KLCC)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들어선 뒤에도 다수의 미국인들은 여전히 시어스타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주장한다. 건물 위로 치솟은 안테나탑까지 합치면 시어스타워의 전체 높이는 520m가 되기 때문이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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