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수 증가율이 주춤해지자 사스가 정점을 지나 한풀 꺾였는지를 놓고 두 갈래 분석이 나오고 있다.먼저 사스가 중국을 제외한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지에서 '피크'를 지나 점차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 "베트남은 사스 전염국 리스트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하고 베트남에 대한 여행 자제 권고를 해제했다.
데이비드 헤이먼 WHO 전염병 국장은 "중국은 정점에 도달한 것 같지 않지만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에서는 매일 추가 감염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8일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새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하루 최대 80명을 기록했던 사스 환자 발생 건수가 16일부터 30명대로 줄어들기 시작해 25일 22명, 28일 14명으로 줄었다.
홍콩 등의 사스 발생 감소 추세는 정부가 강력히 추진한 '사스와의 전쟁' 과 날씨 변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앤궈용(袁國勇) 홍콩대학 미생물학과 교수는 "사스 발생 감소는 방역 덕분이기도 하지만 원인균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활동이 봄과 가을에 가장 왕성하며 무더위가 시작되면 퇴조 국면에 돌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스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스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서 여전히 사스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몽골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9일 중국에서는 사스 환자가 202명이나 늘었으며, 9명이 추가로 숨졌다. 몽골에서는 처음으로 사스 환자가 2명 발생했으며 유럽 등에서도 사스 환자가 서서히 늘고 있다. 일부 의학자들은 "사스가 고온 지역에서는 주춤한 반면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점차 북상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홍콩에서는 29일 하루에만 12명이 추가로 사망하자 여전히 사스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전세계 사스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이 29일 방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사스 대책을 논의한 것은 기로에 놓인 사스를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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