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4월 들어 10일 연속 하락세와 5일 연속 급등세가 이어지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열흘간 54원 가량 급락(4일 1,258원→18일 1,203원90전)하더니 닷새 동안에는 33원 가량(→25일 1,237원80전)이나 치솟은 것이다. 이처럼 환율변동이 심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환(換)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뜩이나 저금리시대에 마땅히 돈 굴릴 곳이 없는 상황에서 외화예금 가입, 인터넷 환전서비스 이용 등 다양한 환테크가 또 하나의 금융재테크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은행들도 외환과 관련한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부동자금을 유치하고 있다.외화예금
환테크의 기본은 외화 보통예금 계좌를 만들어 달러가 쌀 때 미리 환전해서 통장에 집어넣었다가 환율이 오를 때 찾는 것. 환율 상승분만큼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화예금에서 나오는 이자까지 챙길 수 있다.
환테크를 겨냥한 대표적인 외화예금은 외환은행의 'HiFi 2000 자유적립 외화예금'. 환율변동에 따라 돈을 수시로 넣다 뺄 수 있고 4회까지는 분할 인출해도 정기예금과 같은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널뛰기 환율시장에 적합하다. 개인이 가입할 경우에는 외환거래 수수료를 50∼100% 깎아준다.
하나은행의 '외화 고단위 플러스 정기예금'은 만기 때 적용환율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선물환거래 서비스를 적용,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했다. 예를 들어 현재 환율이 달러당 1,195원이고 3개월 후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3개월 후 달러당 1,200원의 환율로 환전한다는 약정을 은행과 미리 맺는 것이다. 3개월 후 실제 환율이 1,300원이 되면 달러당 100원의 이익을 본다.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이와 반대로 약정하면 된다.
환전서비스
환전서비스도 잘 이용하면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은행이 해외여행과 어학연수, 유학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해 올해 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 환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외화 현찰과 여행자수표(T/C)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입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고객은 환전금액에 따라 환전수수료의 30∼60%를 우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의 숨은 매력은 매시간 급변하는 환율시장에서 원하는 시점에서 원하는 환율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 은행 영업시간 외에도 환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점만 잘 선택하면 기존 환전 수수료 우대 외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환전 최저금액은 100달러, 1일 환전금액은 영업시간 중 5만달러까지, 영업외시간에는 5,000달러까지이다.
재테크보다는 국내외에서 편리한 서비스가 주목적이라면 국민은행의 '국민―웨스턴유니온 특급송금서비스'가 눈에 띈다. 전세계 186개국에 있는 은행과 환전소, 편의점, 약국, 슈퍼마켓 등에서 10분만에 돈을 찾을 수 있는데다, 환전수수료도 최고 50%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유의점
외화예금에 가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우선 환전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전신환매도율(외화예금 가입시)과 전신환매입율(만기 해지시)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시점과 만기시점의 환율이 같을 경우에도 외화예금 가입만으로 달러당 20원 안팎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 외화예금은 원화예금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원화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0∼4.0%이지만 달러예금은 연 1.0%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3%포인트 가량의 금리차를 환율로 보상받자면 1개월짜리 외화예금은 달러당 3원 정도 환율이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수수료와 금리를 고려할 때 1개월짜리 외화예금에 재테크 목적으로 가입할 경우에는 1개월 후 환율이 달러당 26.4원 가량 올라야 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환율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외화예금을 통해 환차익을 거두기란 어려운 만큼 주거래은행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며 "다만 거액 금융자산가에게는 선물환거래 수익(연 2∼3% 전후)이 비과세 처리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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