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MP3 파일이 공짜로 돌아다니면서 음반업계는 긴 겨울을 겪어 왔다. IMF 구제금융 시절에도 연 1조 2,000억원 규모를 유지하던 음반시장이 이제는 3,000억원에 불과하다. 음반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MP3와 스트리밍 음원의 유료화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필지의 사실이다.표면적으로는 유료화의 최대 장벽은 '인터넷 정보공유'의 명분 아래 유료화를 강력히 반대하는 네티즌들로 보인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를 마다할 사람은 없으니, 돌아다니는 공짜 음원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에게 아무리 책임을 물어봐야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문제를 풀 실마리는 네티즌들이 아니라 바로 음반사들에 있다. 같은 의미로, 유료화가 늦어지는 책임도 음반사들에게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음반사들의 입장은 양 극단을 달려왔다. 이제까지 음반사들은 인터넷 무료 음원 사이트를 폐쇄시키는 데는 관심을 가졌지만, 인터넷을 새로운 음원 유통의 경로로 활용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인터넷으로 공짜 음원을 구할 수 없으면 소비자들은 다시 오프라인 음반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으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과연 그럴까. 공짜 MP3와 스트리밍 음원의 편리함을 맛본 네티즌들은 결코 온라인을 통한 음원 접근 기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비현실적인 요금을 책정해놓고, 안 쓰면 오히려 더 좋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네티즌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진심으로 인터넷 공간을 음원 유통의 중요한 경로로 존중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인정할 때만, 음반시장도 다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음반사들은 최근 인터넷을 통한 음원 유통에 지나치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도 있다. 음반사들끼리 단합하여 음원유통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게만 유통권을 부여한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이 음원을 사용하는 업체들에게는 고액의 사용료를 부과할 생각인 것 같다.
언뜻 보면 새로운 유통경로를 적극 활용하려는 듯한 모습이지만, 실은 그 반대다. 여전히 새로운 유통경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심경의 표출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음악 유통의 신천지다.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인정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시장은 예전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러자면 소비자와 음악 콘텐츠 제공업자, 음반사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 유 식 알라딘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