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가수' 김범수(사진)가 다음달 4일 세종대 대양홀에서 첫 라이브 콘서트를 열고 드디어 얼굴을 드러낸다. 앞으로는 활발하지는 않더라도 종종 방송에도 출연할 계획이다."지금까지는 가수라고 해도 '유명세'라는 걸 몰랐어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왜 얼굴을 가리고 활동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좀 서운했을 때도 있었다니까요." 하긴 꽃미남은 아니지만 '숨겨야 할' 얼굴도 아닌 김범수가 그런 감정을 갖는 건 당연하다. 인터뷰에 실리는 사진은 언제나 뮤직비디오 장면으로 대체됐고 그나마 공개되는 그의 사진도 측면 사진이 전부였으니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다.
그가 털어 놓는 에피소드. "'하루'로 큰 인기를 얻었을 때 학교 식당(서울예대)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 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김범수가 왜 얼굴을 못 드러내는 걸까'에 대해 이야기 하더라구요. "얼굴에 큰 점이 있나? 혹 장애가 있는 건 아닐까? 아니야 엄청나게 못 생겼을 꺼야'라고 자기들끼리 큰 소리로 떠드는데 얼굴이 화끈거려서 밥도 다 못 먹고 일어섰어요. '내가 김범수야'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니까요."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할 때보다 팬들이 줄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어휴, 전 그런 걱정 안 해요. 텔레비전에도 나가고 얼굴이 알려지는 건 또 다른 모험이긴 하지만 모험이 없으면 발전도 없을 것 아니에요."
공연에서 그는 지금까지 불러온 애절한 발라드에서 벗어나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곡을 통해 숨겨진 끼를 한껏 발산할 계획이다. "'하루' '보고싶다' 같은 노래만 듣다 보면 제 나이가 꽤 된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아요. 서른살은 당연히 넘었을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그는 이제 스물 네 살 먹은 아직 풋풋한 청년. "제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이고 싶어요." 3부로 나누어 준비된 공연에서 그는 자신의 인기곡을 댄스곡으로 편곡해서 부르는 등 경쾌하고 신나는 무대를 만들 생각이다.
최근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에 출연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코디네이터가 며칠이나 고민을 하더라구요. 뭘 입혀 내 보내야 좀 나아 보일까 말이에요. 일부러 양복까지 맞췄는데 안 어울리던걸요. 결국 제 마음대로 꾸미고 녹화장에 나타났더니 다들 감각 있다고 칭찬하던데요."
이번 콘서트를 시작으로 김범수는 라이브 가수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제가 방송에 자주 나가나요, CF 촬영을 하나요… 시간이 많으니 노래 연습할 시간이 많아 좋아요. 라이브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가수로 자리 잡고 싶어요." 공연은 5월4일 오후 4시, 8시 두 차례. (02)3442―3353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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