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한때 남성 관객의 덤으로 여겼던 젊은 여성 팬들을 위한 가벼운 터치의 영화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개봉 4주째를 맞아 3,000달러 수입을 넘어선 '소녀가 원하는 것'(What a Girl Wants·사진)과 18일 개봉한 남미 배우들이 출연한 '패피를 쫓아서'(Chasing Papi)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을 겨냥한 로맨틱 코미디. 이런 영화들은 제작비가 비교적 싼 데다 한번 마음에 든 영화는 여러 차례 반복 관람하는 세대 특성으로 보아 영화회사는 위험부담이 적다. '타이타닉'의 빅 히트도 10대 소녀들의 반복 관람이 큰 요인이었다.
같은 10대라도 남자들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여성 관람객의 시장 잠재력이 뚜렷이 드러난 것은 2년 전이다. 지금은 이들의 우상이 된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한 '금발이 너무해'와 줄리아 스타일스가 나온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가 빅 히트를 치면서였다.
지난해 여름에 나온, 제작비가 얼마 들지 않은 10대 드라마 '워크 투 리멤버'는 미국에서만 4,30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이어 '스위트 알라바마', '러브 인 맨하탄'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등이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냈다. 저렴한 제작비에 B급 배우가 나온 '방금 결혼 했어요'도 개봉 첫 주말 1,750만 달러를 벌어 들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젊은 여성 파워'에 자신을 얻은 MGM은 올 여름 위더스푼 주연의 '금발이 너무해 2: 적, 백 & 금발'(Legally Blonde 2: Red, White & Blonde)을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 3: 기계들의 봉기'(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콜럼비아)가 개봉되는 7월2일 대항작으로 선 보인다.
또 20세기 폭스도 르네 젤웨거가 주연하는 '사랑은 집어치워'(Down with Love)를 올 여름 최고의 히트작으로 예상되는 '매트릭스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워너브라더스)의 대항작으로 5월15일 개봉한다. 여성 파워 대 남성 파워의 대결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류의 영화로는 '리지 맥과이어 무비'(5월2일), '미녀 삼총사: 전속력'(6월17일), '하우 투 딜'(7월18일), '프리키 프라이데이'(8월1일) 등도 있다.
/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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