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 걸 다 모으네."인간 역사상 가장 오래된 취미는 '수집'(收集)이라고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물건 하나쯤 있기 마련이고 보면 가장 보편적인 취미기도 하다. 우표, 화폐, 수석 수집 등은 왕년에 안 해본 사람 없을 만큼 흔한 아이템이고, 최근엔 영화 포스터나 음반, DVD 등을 모으는 사람도 많다. 재산가들 중엔 자동차나 보석 수집가도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별난 수집 사이트'를 보기 전에는 수집에 대해 감히 말하기 힘들다.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도대체 왜 이런 걸 모을까' 싶은 기상천외한 물건들이 많기 때문. '모으는 재미'가 수집하는 이유의 전부라는 별난 수집광들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보자.
라수현의 껌종이 나라 (gum.itank.com)
껌종이 수집가 라수현씨가 1997년에 처음 만든 껌종이 박물관. 국내 최초의 '엽기 수집 사이트'로 꼽힌다. 해태, 롯데, 오리온 등 대표적인 껌 생산 업체가 60년대부터 최근까지 생산한 1,000여종의 껌 종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놨다. 다수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가 분류해 놓은 수집관련 홈페이지 모음에서 '강력 추천'되고 있다.
사발면뚜껑 수집동호회
(cafe.daum.net/tookung)
'세상의 모든 용기라면이 내 손안에 들어오는 날까지'를 모토로 삼아 2,00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인 동호회다. 국내외 수백여종의 컵라면 뚜껑 사진이 차곡차곡 모여 있다. 이미 단종돼 구할 수 없는 옛날 컵라면 뚜껑과 해외 수출용 컵라면 뚜껑 등이 시선을 잡아 끈다. 회원들간의 다양한 컵라면 경험담과 맛있는 컵라면 끓여먹는 비법 등이 재미를 더해준다.
안효영의 옛날 딱지 모음 (www.omoo.com)
어린 시절의 추억이 방울방울 감동으로 되살아난다. 주 메뉴인 1,000 여종의 딱지를 비롯, 프로야구 카드, 책받침, 종이인형, 심지어 그림일기까지 70∼80년대를 그대로 간직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터넷 웹진 '딴지일보'에서 '최고의 수집사이트'로 여러 번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어려서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꼭 들려보자.
런치박스 보난자
(www.cassidyframes.com/box)
국내에 알려진 몇 안되는 해외 수집사이트 중 하나로, 미국아이들이 점심을 싸가는 양철 도시락 200여종을 모았다. 깜찍한 스누피의 개집 모양 도시락부터 제다이 나이트가 광선검을 들고 나타난 '스타워즈' 도시락까지, 60년대 이후 미국 문화를 상징해온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재로 등장한다. 여느 수집 사이트와 달리 몇몇 수집품은 팔려고 내놓기도 한다.
랄프의 소프트드링크 캔 월드 (www.geocities.com/Heartland/Flats/1695/can.html)
코카콜라, 펩시콜라, 환타, 스프라이트 등 우리에게 친숙한 청량음료 캔 2,000여 개의 사진이 모여있다. 80년대 초부터 최근에 이르는 음료수 캔의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코카콜라가 영미권에서 만든 음료수 캔은 하나도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수집품 갤러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 170여명에 이르는 캔 수집가들의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